목중들 | 짐승 났소! (목중 여덟 명이 일제히 쫓겨서 등장하면 사자가 뒤따라 쫓아온다. 목중들을 잡아 먹으려는 기세다. 목중들 장내를 한바퀴 돌아서 반대편으로 퇴장하고 그 중 한사람만 남아서 마부 노릇을 한다. 마부는 채찍을 들었다.) |
마부 | 쉬이_____ (사지를 채찍으로 치는 시늉을 하면 사자는 중앙에 적당히 자리잡고 앉는다. 머리에 큰 방울을 달았기 때문에 소리가 난다. 사자는 않아서 좌우로 머리를 돌리며 몸을 긁고 이를 잡는 시늉을 한다.) 짐승이라니, 이 짐승이 무슨 짐승이냐? 노루 사슴도 아니고 범도 아니로구나. 그러면 어디 한번 물어보자. 네가 무슨 짐승이냐? 우리 조상적부터 못 보던 짐승이로구나, 네가 노루냐? |
사자 | (머리를 좌우로 설레설레 흔들며 부정한다. 혀를 내밀어 입언자리를 닦기도 한다.) |
마부 | 그럼, 노루가 아니면 사슴이냐? |
사자 | (부정) |
마부 | 아, 사슴도 아니야? 그럼, 범이냐? |
사자 | (부정) |
마부 | 아, 그럼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네 할애비냐? (채찍으로 사자를 때린다.) |
사자 | (마부에게 달려든다.) |
마부 | (사자를 채찍으로 때리며) 쉬이! 쉬이! 이놈! 네가 아무리 미물의 짐승이라 할지라도 만물의 영장 사람을 몰라보고 함부로 달려들어 해코자 할랴는 너 같은 고얀놈이 어데 있느냐? 그러면 도대체 네가 무슨 짐승이냐? 옳다 이제야 알갔다. 예로부터 성현이 나면 기린이 나고 군자가 나면 봉이 난다더니 우리 시님이 나섰으니 네가 기린이냐? |
사자 | (부정) |
마부 | 아니야? 기린도 아니고 봉도 아니면 도대체 정말 네가 무슨 짐승이냐? (한참 생각 하다가) 옳다! 이제야 알갔다. 문수보살을 태워 가지고 다니며 온갖 조화를 다 부리던 네가 바로 사자로구나. |
사자 | (머리를 상하로 움직여서 긍정한다.) |
마부 | 네이놈, 사자야! 네가 어이하여 적하인간 하였느냐? 유량한 풍악소리 천상에서 반겨 듣고 우리와 같이 한바탕 놀아보려고 내려 왔느냐?) |
사자 | (부정) |
마부
| 그러면 우리 목중들이 도를 닦는 노승을 꾀어 파계시킨 줄 알고 석가여래의 영을 받아 우리들을 다 벌을 주려고 내려 왔느냐? |
사자 | (부정) |
마부 | 그러면 우리 목중들을 다 잡아 먹을랴느냐? |
사자 | (긍정하고 마부에게 달려들어 물려고 한다.) |
마부 | (채찍으로 때리며) 쉬이___ 네이놈, 사자야 나의 하는 말을 자서히 들어 보아라. 그러나 저러나 우리가 무슨 죄가 있느냐? 취발이가 시켜서 아지를 못하고 하였으니 진심으로 회개하여 깨끗한 마음으로 도를 닦아 훌륭한 중이 되어 부처님의 제자가 될 터이니 용서하여 주겠느냐? |
사자 | (좋다고 머리를 끄덕끄덕 한다.) |
마부 | 그러면 헤이지는 이 마당에 저런 좋은 음률에 맞춰 춤이나 한바탕 추고 가는 것이 어떠하냐? |
사자 | (긍정) |
마부 | 좋아? 그럼 타령으로 추는데. ----- 낙양동천 이화정 ----- (사자와 같이 어울려 한참 춤을 추다가) 쉬이___ (장단 그치고 사자는 그 자리에 앉는다.) 아까는 타령으로 췄으니 이번에는 거 건드러지게 굿거리로 추는 것이 어떠하냐? |
사자 | (긍정한다.) |
마부 | 아, 좋아! 덩덩 덩더러쿵 ….. (한참 추다가 퇴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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